
후배가 읽어보라며 책을 보내왔다.
나는 명상을 배울 때도 호흡은 가만히 내버려두세요~라고 시작하는 명상법이 좋았었다.
호흡을 인위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명상이고 뭐고 숨이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인간이 만병에 걸리는 원인 중 하나가 잘못된 호흡이라고 주장하며 호흡의 ‘기술’을 배워야한다고 알려준다.

호흡기 문제로 고민하던 저자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10일동안 코를 완전히 막고 입호흡을 하는 실험에 참가한다.
다음단계로 코로 숨쉬며 여러 펄모노트(호흡탐험가) 의 연구를 살펴보고 만나며 여러가지 호흡법을 익힌다.
수면무호흡이 나쁘니 코골이를 교정해야하고 급한 호흡은 정서적으로 나쁘니 안정시켜야한다 정도로만 호흡에 대해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면 호흡법을 배워야한다는 작가의 관점에 설득당하게 된다.
호흡을 그냥 내버려두면 폐가 알아서 자연스럽게 잘 해주리라 믿었었는데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날숨을 길게 내쉬는 호흡법이 필요할 뿐 아니라 내 몸에 충분한 이산화탄소 공급을 위해서도 코로 숨쉬고 길고 느린 호흡을 해야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저널리스트인 작가는 다양한 사례와 재치있는 글을 통해 호흡에 관한 새로운 인싸이트를 준다.
읽고 나면 사람을 볼 때 아데노이드 얼굴이 눈에 들어오고 좁은 구강, 들숨과 날숨의 길이에 대해서 한번 더 눈이 가게 된다.
입호흡은 인체 외형을 바꿔 놓는데, 더욱 나쁜 것은 기도까지 변형시킨다는 사실이다.
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시면 호흡 압력이 감소해 입 뒤쪽의 연조직이 느슨해지면서 내부로 휘어들어, 전체 공간이 줄어들고 호흡은 더욱 어려워진다.
입호흡은 다시 입호흡을 부른다.
고콜 들이마시면 그 반대가 된다. 목구멍 뒤쪽에 있는 모든 느슨한 조직들에 부딪치는 공기 압력에 기도의 폭이 넓어지고 숨쉬기가 쉬워진다.
얼마 후 이들 조직과 근육이 더 넓게 개방되도로 조정된다.
코 호흡은 다시 코호흡을 부른다.
p57
입호흡을 하면 신체 수분을 40퍼센트 더 잃게 된다. 그런 현상을 매일 밤새도록 느끼며, 줄곧 갈증을 느끼며 깨어났다. 이런 수분 손실로 소변을 볼 필요성이 줄어들 것 같지만, 이상하게 그 반대였다.
가장 깊고 편안한 수면 단계에서 뇌 아래의 완두콩 크기만 한 뇌하수체는 아드레날린과 엔돌핀, 성장호르몬, 그리고 바소프레신을 비롯한 각종 물질의 분비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내보내는데, 바소프레신은 체내에 더 많은 물을 저장하기 위해 세포와 교신한다. 동물이 갈증을 느끼지 않고 밤새 잠을 잘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만성 수면무호흡을 경험할 때처럼 신체가 충분히 깊은 수면에 들지 못하면 바소프레신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는다. 그래서 신장은 물을 방출하게 되고, 이것이 소변의 필요성을 유발해서 더 많은 물을 섭취해야 한다는 신호가 뇌에 전달된다. 우리는 목이 타고 오줌이 더 마렵게 된다. 내가 과민성 방광으로 자주 소변이 마렵고 ,매일 밤마다 끊임없이 참을 수 없는 갈증을 느끼는게 바로 바소프레신 결핍 탓이다.
p60입호흡 때문에 나는 더 멍청해졌다. 최근 일본의 한 연구에 따르면, 코를 막아 입으로만 숨을 쉬게 한 쥐들이 코로 호흡한 쥐들보다 뇌세포의 수가 더 적고, 미로를 탈출하는데 2배나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p61
폐는 두 자율신경계로 이어지는 신경으로 덮여있으며, 그중 부교감신경과 연결되는 상당수의 신경이 하부 폐엽에 위치하는데 ,이는 길고 느린 호흡이 이완 효과가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들이쉰 공기분자가 깊이 내려가면서 부교감신경의 스위치가 켜지는데, 그러면 체내 기관에 쉬거나 소화하라는 신호를 더 많이 보내게 된다.
날숨을 쉴 때는 공기가 폐 상부로 상승함에 따라 공기 분자는 훨씬 더 강하게 부교감 반응을 자극한다.
더 깊이 부드럽게 숨을 들이 쉴수록, 그리고 더 길게 숨을 내쉴수록 심장은 더 천천히 뛰고 우리는 더차분해진다. 이러한 회복과 휴식 상태에서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과 수면 시간 전부를 보내도록 인간은 진화해 왔다.
우리가 인간이 되는데 한몫한 것이 바로 완전한 이완 상태인 것이다.
p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