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

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 2020.05.22.

세계적 뇌과학자 아버지 헨리와 자폐아들 카이,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경이롭고 특별한 여정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나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를 흥미롭게 읽었었는데 이 책은 그 책들의 제목을 성의 없이 따라한 것 같아 거부감이 들었다.

읽을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막상 몇장 읽어보니 술술 잘 읽히고 재밌었다.

요즘은 자폐를 가진 아이들이 자주 보인다.

내가 어릴 때는 자폐라는 개념도 몰랐는데 주변에 이렇게 자주 보이는 게 걱정스러웠다.

미국 보건복지부조사에 따르면 68명 중 한명이 자폐라고 한다. 물론 스펙트럼을 넓게 인정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나의 필리핀 영어선생님 에덴은 그녀의 조카, 친구의 아이가 자폐라고 했다. 그만큼 빈도가 늘었다.

주인공인 헨리 마크람은 칼라하리 사막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 신경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뇌신경 연구에 선두적인 역활을 하고 있는 뇌과학자이다.

아들이 자폐인 걸 알고 여러가지 치료법을 시도하며 나아지고 퇴행하기도 하는 과정에서 자폐란 통상적으로 뇌의 어떤 부분이 억제되어 발생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통념과 반대로 자폐아의 뇌는 과하게 네트워크화 되어있고 과도한 정보를 저장하면서도 망각을 모르는 상태라는 ‘강렬한 세계 이론’을 주장한다.

자폐아이에게는 간단한 자극조차도 큰 고통이 되는데 특히나 시끄럽고 빠른 현대 세상은 모든 자극이 그들에게 고통이 된다.

자폐소인이 있었더라도 휴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치유될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뇌성장 초기부터 망가지기 좋은 환경에 놓이게 된다.

치료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다양한 자극과 뇌를 각성시키는 약은 오히려 자폐아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고.





자폐인은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그들은 세상을 조각난 상태로 받아들인다.
이는 아이들의 삶을 극적으로 만든다. 자폐증이 있는 아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시선을 아래로 떨구고 귀를 막는 것은 배로 슬픈 일이다.
고통과 더불어 삶에 필수적인 자극까지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달이 어려워진다.
지금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 미래를 망쳐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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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이 있는 아이는 평범한 아이들과는 달리 한 번 더여과된 세계에서 자라고 보호받아야한다.
그들의 삶은 조용하고 예측가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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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성장한 아이들과 성인의 치료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 경우에도 고통을 완화하고 증상을 되돌릴 수 있다.
치료 방법은 동일하다. 뇌를 진정시키고, 망각을 촉진하고,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줄인다.
즉 의례를 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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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자폐성 기질이 있거나 다른 심리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헨리가 그랬던 것처럼 남아프리카의 사바나나 바이에른 지역의 평야에서 자라는 행운을 누렸다. 강열한 세계 이론이 추천한 바를 충족해주는 세계말이다.
그런 오늘날에는 수많은 사람이 카이처럼 불운하다. 시끄럽고 빠른 세상에서 태어났고, 그런 세상을 주머니 속에도 넣고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겠지만 차단기가 내려갈 때까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자폐성 기질이 있는 아이에게는 비극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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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거슬리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자폐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알게 돼서 좋았다.

자폐아가 아니래도 아이들의 성장기에는 더 좋은 교구, 더 많은 책, 더 신나는 장난감이 아니라 지루하고 심심한 시기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어디서 읽은 적이 있다.

자폐아에게는 안정감을 느끼고 조용한 시간들이 더 필수적이라는 헨리 바크람 교수의 의견이 설득력있게 들린다.